미술의 역사
중세 도시와 길드, 그리고 공공 미술의 등장
도시, 새로운 삶과 예술의 무대중세 유럽은 단지 신과 교회만이 모든 문화의 중심이었던 시대가 아니었다. 특히 11세기부터 14세기 사이, 유럽 각지에서는 농업 생산력의 향상, 상업과 교역의 확대, 십자군 이후의 교류 활성화를 계기로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게 된다. 이 도시화는 단순한 인구 집중 현상에 그치지 않고, 사회구조와 예술양식, 문화적 리더십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교회와 귀족 중심의 예술 후원에서 벗어나, **시민 계층과 수공업 길드(職人組合)**가 문화의 주체로 부상한 것이다.이 시기에 형성된 도시들은 단지 상업과 산업의 중심일 뿐 아니라, 신앙과 삶, 권력과 기억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자연스럽게 도시 속 공공장소—광장, 시장, 시청, 성당 외벽—은 예술이 전시되는 무대가 되었고, 여기에서 길..